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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주행거리 걱정은 이제 그만, 현대 코나 EV
2018-11-27 472

현대 코나 EV [출처: 현대자동차]

’제3의 자동차 연료‘는 사실 오래 전부터 언급되어 왔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던 이 이야기가 점차 현실이 되어가기 시작했다는 것. 그중에서도 전기차는 유력한 후보군으로 모두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직접 타본 전기차는 조용하고, 성능 역시 뛰어났다. 그러나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가 한없이 짧다는 게 문제였다.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할 무렵, 100km 남짓에 불과한 주행가능거리는 전기차의 한계라는 평이 잇따랐고,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동차 회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기차가 꾸준히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기술력이 믿기 힘들 정도로 향상됐고, 전기차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여겨졌던 가격 또한 많이 낮아졌다. 그 결과, 지금은 주행가능거리 400km 이상을 자랑하는 구매욕을 자극하는 전기차가 꽤 많아졌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전기차로 400km 실 주행을 할 수 있을지 말이다.


깔끔하고 하이테크 이미지가 녹아든 디자인 [출처: 현대자동차]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코나 EV만의 차이점에 대해 가볍게 다뤄보겠다. 외관은 기초가 되는 코나를 바탕으로 한층 더 깔끔해졌다. 디자인 구분을 짓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다. 사라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력 성능을 중시한 알루미늄 휠 디자인이 대표적인 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본적인 틀만 유지한 채 격자 무늬로 마감되었으며, 이 자리에 충전 소켓을 마련했다. 그리고 앞 범퍼 하단에 플라스틱 가니시가 더해진 코나와 달리 이를 삭제함으로써 한층 가볍고 경쾌해 보인다.


코나 EV의 실내 [출처: 현대자동차]

실내는 기본적인 틀은 기초가 되는 코나와 같지만, 센터터널을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워졌다.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8인치 모니터는 테두리가 블랙 베젤로 깔끔하게 마감됐으며, 다이얼과 버튼이 순차적으로 위치해 있던 공조장치는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8인치 모니터를 통해서는 전기차에 ㅡ특화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버튼식 변속기를 탑재한 코나 EV [출처: 현대자동차]

한편, 센터터널 디자인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상단과 하단으로 나뉜 수납 공간과 컵 홀더, 버튼식 기어 레버, 그리고 그 하단에 위치한 각종 편의장비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들까지. 특히 수납 공간의 쓰임새만큼은 코나 EV가 코나 대비 압도적으로 좋다.


반자율 주행 장비를 탑재한 코나 EV [출처: 현대자동차]

사실 코나와 코나 EV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양한 편의장비 및 안전장비 구성에 있다. 코나 EV는 기본 트림인 모던에 능동형 안전 기술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이 모두 기본 적용된다. 편의장비 또한 프로젝션 헤드램프, 7인치 컬러 LCD가 포함된 버추얼 클러스터, 스마트키, 8인치 네비게이션, 전동식 주차 브레이크, 열선 스티어링 휠, 후방 주차 센서 및 후방카메라 또한 기본 적용된다.


내연기관 코나보다 높아진 가격만큼 패키징이 출중하다 [출처: 현대자동차]

상위 트림과의 차이점은 LED 헤드램프, 앞좌석 통풍시트와 운전석 전동시트, 하이빔 보조, 헤드업 디스플레이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두 트림간의 가격 차이는 단 200만원. 일부는 옵션으로 적용할 수도 있지만, 옵션 구성은 상위 트림인 프리미엄이 훨씬 나은 편. 참고로 두 트림간 선택 사양 차이는 꽤 큰 편이며, 차량 구매에 앞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코나 EV의 파워트레인 [출처: 현대자동차]

코나 EV의 파워트레인은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의 용량에 따라 두 가지로 구성된다. 차량 가격이 344만원 더 저렴한 라이트 패키지가 39.2kWh이고, 기본형이 64kWh로 거의 2배 가까이 차이 난다. 배터리의 용량은 주행가능거리와 직결되는데 이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다. 참고로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라이트 패키지 약 254km, 기본형 406km로 큰 차이를 보인다(복합 효율 기준).
 
150kW의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0.3kg.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이처럼 높은 성능을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오롯이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전기차의 장점이자 강점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것과 동시에 속도는 지체 없이 올라가고, 어느새 제한된 최고속도에 근접하게 된다. 제원상 코나 EV의 제한 최고속도는 167km/h다.



[출처: 현대자동차]

실주행거리 400km를 확인하기 위해 결연한 마음으로 완충이 되길 기다렸다. 완충이 끝난 직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제원상 주행가능거리는 406km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무려 435km에 달해서다. 생각지도 못한 이득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전기차를 타는 즐거움이 이런 것인가 싶었다.
시승 코스는 서울과 군산을 왕복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거리상으로는 440km가 넘지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운전을 한다면 충분히 주파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잘못됐다고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켜자마자 주행가능거리가 20km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어컨을 끌 수는 없었다. 일반 운전자 입장에서 평소 운전 습관과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 확인된 400km의 실주행거리가 확인하고 싶었으니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을 1시간쯤 반복하자 회생제동 시스템이 개입해 주행가능거리를 곧잘 유지했다. 길이 막혀 짜증나는 상황임에도 kWh당 효율이 7.6km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다.



No Stress, Fun Drive [출처: 현대자동차]

본격적으로 고속도로에 진입해 80~100km/h 영역으로 속도를 높였다.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살짝 들리며 부드럽게 가속된다. 전기차 특유의 단조로운 운전이 지루해질 무렵,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에 시선이 갔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각 모드별 차이가 제법 크다. 에코 모드에서는 회생제동 시스템이 열심히 일하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재빠른 반응과 서스펜션의 탄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직접 운전하기보다는 능동형 안전장비,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의 혜택을 온전히 누려보고 싶었다.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등으로 구성된다. 해당 기능을 모두 활성화한 상태에서 운전자가 할 일은 그저 스티어링 휠을 잡는 것뿐이었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상태로도 1분 정도 주행이 가능했는데, 실제 운전 시에는 최소한 스티어링 휠을 전적으로 놔서는 안 될 것이다.
 
정속 주행 상태에서 8km/kWh를 웃돌던 효율은 차츰 하락해 인증 효율인 6.2km/kWh 근처에 다다랐다. 주행가능거리 역시 급격히 감소했다. 대전을 지나 군산IC에 다다르자 서울에서 온 만큼의 주행가능거리가 줄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201km. 출발 시 주행가능거리가 435km, 실제 주행거리 220km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에어컨을 비롯한 각종 기능 작동에 따른 감소된 주행가능거리는 14km로 보인다.



[출처: 현대자동차]

그렇다 보니 군산에서 서울로 다시 올라갈 때에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출발했을 때와 달리 잔여 주행가능거리가 낮았기 때문이다. 220km를 온전히 달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물론 믿는 구석이 전혀 없진 않았다. 혹시라도 주행 중 갑자기 방전이 될 경우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연 4회, 충전 비용 무료)’가 있으니, 최소한의 보험은 들어 놓은 상태이긴 했다. 그래도 웬만하면 충전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서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종 목적지까지 60km를 남겨둔 시점에서 화성휴게소에 도착하니 주행가능거리는 40km로 줄어 있었다. 이후 혹시 모를 배터리 방전에 대비해 국도로 빠져 나가 화성 비봉 톨게이트까지 이동했다. 잔여 주행가능거리는 29km. 남은 배터리로 29km의 주행이 가능할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 400km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이후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통해 일부 충전을 마치고, 출발지로 되돌아왔다.
 
전기차의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가 400km를 넘었다는 점은 더 이상 일반 내연기관과 비교해서 손색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물론 계절, 주행 환경 등 주행가능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가 있다. 바로 충전기. 충전기가 고장 나 있거나 먼저 온 차가 충전하고 있다면, 운전자의 기분은 천국과 지옥으로 오갈지 모른다.
 
그러나 전기차가 지금까지 발전한 과정을 생각해보면 답은 생각 외로 간단하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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