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는 가솔린차처럼 정숙하면서도 저렴한유류비가 가장큰장점입니다. LPG는 휘발유 대비 열량이 약 80%에 불과하지만, 연료비가 그보다 더 낮아 경제성이높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운영하는오피넷에따르면 2019년 5월셋째주기준연료평균가격은휘발유 1525.5원/L, 경유 1392원/L, LPG 850원/L로 LPG는 휘발유대비약 55% 수준입니다.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회사는 SUV에 LPG 엔진 탑재를 꺼려왔습니다. 어째서 LPG SUV가 외면받은 걸까요? 국내 LPG SUV의 역사를 통해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현대 갤로퍼2 밴 [출처: 현대]
갤로퍼2 7인승 [출처: 현대]
최초의 LPG SUV, 갤로퍼2
우리나라 최초의 LPG SUV는현대정공갤로퍼2입니다. 아시다시피 갤로퍼는 1991년부터현대정공(現 현대모비스)에서미쓰비시파제로를면허생산한차입니다. 우수한 품질과 성능을 바탕으로 데뷔하자마자시장점유율 11%를기록하며 SUV 시장의스타로떠올랐고, 1997년에는약 10만 대가량팔리며국내 SUV 시장의절반을차지합니다. 갤로퍼는 2.5L 디젤, 2.5L 디젤인터쿨러, V6 3.0L 가솔린세가지엔진이먼저 올라갔고, 1997년부분변경을거치며 9인승과 밴 모델에 V6 3.0L LPG가추가됩니다. V6 3.0L LPG는뉴 그랜저에탑재된 V6 3.0L 미쓰비시사이클론엔진을 LPG로개조한것입니다. 최고출력이 135마력에불과해요즘기준으로 보면 출력이 높지 않지만, 103마력의 2.5L 디젤보다모든면에서앞섰습니다. 최고급차에사용한엔진인만큼뛰어난정숙성과회전 질감을자랑했고, 저렴한연료비를장점으로적잖은인기를누립니다. 이후 V6 3.0L LPG 엔진은 7인승 모델에도 추가됐습니다.
V6 2.7 LPG 모델을 먼저 출시한 현대 싼타페 [출처: 현대자동차]
LPG를 전면에 내세운 도시형 크로스오버, 싼타페(SM)
2000년에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도시형 SUV 싼타페가 등장합니다. 싼타페는 갤로퍼로 대표되는 오프로더 SUV와 대조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는데요. 도시형 스타일을 강조한 덕분에 출시하자마자 인기차로 급부상합니다. 여기에는 LPG 엔진의 도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싼타페는 그랜저 XG에 탑재된 최고출력 144마력의 V6 2.7L LPG 엔진을 얹어 승용차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연말이 되어서야 추가된 디젤 엔진은 커먼레일 연료 분사,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VGT) 등 당시로서는 첨단 기술을 등에 업고 기존 디젤 엔진의 단점이었던 진동과 출력, 연비 면에서 큰 개선을 이루었는데요. 이로 인해 시동불량, 높지 않은 출력 등 LPG 엔진의 기존 단점을 해결하면서 인기를 높여갑니다.
2009년 출시한 쏘렌토 LPI, 싼타페 LPI [출처: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LPG 엔진의 단점을 보완한 쏘렌토 LPI
LPG 엔진은 액화연료 분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성능을 크게 개선합니다. 연료를 액상으로 정밀하게 분사해 출력과 시동 불량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LPI를 탑재한 최초의 SUV는 2009년 기아 쏘렌토 R과 현대 싼타페 CM입니다. 기존 V6 2.7 LPG(델타 엔진)에 가변밸브타이밍과 LPI를 적용한 V6 2.7L LPI(뮤 엔진)는 22마력이 늘어난 최고출력 162마력을 발휘했습니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효율도 좋아졌지요. 그러나 이때는 이미 SUV 시장의 패권을 디젤 엔진에게 넘겨준 뒤였습니다. 대다수 고객이 LPI를 외면하자 자동차 회사도 더는 LPG SUV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후속 모델인 올뉴 쏘렌토와 싼타페 DM은 디젤과 가솔린만 출시됩니다.
[출처: 쌍용자동차]
LPG SUV의 부활, 쌍용 티볼리 & 르노삼성 QM6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LPG SUV는 올해 상반기에 일반인 LPG 규제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다시 등장합니다. LPG 연료가 재조명을 받으면서 쌍용과 르노삼성이 각각 SUV에 LPG를 추가한 것입니다. 이번 신차는 디젤 SUV와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높은 연료 효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쌍용 티볼리 에어 [출처: 쌍용자동차]
티볼리 LPG는 가솔린을 함께 사용하는 바이-퓨얼 방식으로 운전자가 필요에 따라 연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LPG를 다 쓴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가솔린으로 전환되므로 LPG 충전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습니다. 트렁크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도넛형 LPG 용기를 채택한 것도 장점입니다. LPG 개조는 기존 티볼리 보유 고객도 쌍용자동차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솔린(복합효율 11.4㎞/L)의 경우 월평균 2,000km를 주행하면 한 달 연료비가 30만2,631원(L당 1,725원 기준)이지만, LPG 모델은 19만3,402원(복합효율 9.7㎞/L, L당 938원 기준)에 그쳐 가솔린 대비 매월 1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쌍용 서비스센터에서 LPG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생산합니다. 무상보증 수리 혜택은 그대로 유지되며, LPG 개조에 따른 차량 손상도 보상합니다.